[무안 제주항공 사고] “사고 직전 조류 충돌” 증언…생존 승무원 2명, 꼬리 날아가며 탈출

[무안 제주항공 사고] “사고 직전 조류 충돌” 증언…생존 승무원 2명, 꼬리 날아가며 탈출

(무안=연합뉴스 가상보도)
29일 오전 9시 5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 외벽을 강하게 충돌한 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기체 대부분이 전소되고 탑승자 181명 중 현재까지 사망자가 대거 발생해 ‘연말 최대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 사고 개요

사고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였다. 국토교통부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착륙 중 조류 충돌(Bird Strike) 위험이 관제탑을 통해 전달된 직후, 기장은 약 1분 뒤 조난신호인 ‘메이데이(Mayday)’를 보냈다. 그러나 또 2~5분 남짓한 짧은 시간 안에 활주로 외벽에 충돌, 거대한 화염이 치솟으며 기체가 파괴됐다.

생존 승무원 한 명은 구조 직후 “엔진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폭발이 있었다”고 진술해,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엔진이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는 초기 추정을 뒷받침했다. 국토부는 “조종석 음성기록장치(조종실 블랙박스)도 수거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 생존자 2명, 모두 ‘꼬리’ 쪽서 구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생존자 2명이 모두 승무원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충돌 충격으로 동체가 두 동강 나며 15m 크기로 떨어져 나간 꼬리 부분 쪽에 머무르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덜 파괴된 그 비상구 인근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목포 한국병원으로 옮겨진 한 남자 승무원 A씨는 “왜 여기에 있느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반복해 물었을 만큼 사고 당시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니 그 승무원이 가장 먼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됐느냐, 탑승객을 구조해야 하지 않느냐’며 승객들부터 걱정했다”고 전했다. 어깨뼈 골절 외에 큰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다른 여성 승무원 역시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서울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정밀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 탑승객 연령대·성별…“가족 단위 해외여행객 참변”

이번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가운데 승객은 남성 82명, 여성 93명으로 파악됐으며, 특히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103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장자는 78세 남성, 최연소 탑승객은 만 3세 아이였다. 10세 미만 탑승객도 5명이 포함돼 있어, 연말 가족 여행객들이 대거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승객 중 태국 국적도 2명(20·40대 여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국적별·연령대별 자세한 신원 파악이 진행 중이다. 소방 당국은 사고 8시간여가 지난 2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사망자 160명 이상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추후 수색이 계속됨에 따라 수치는 변동 가능성이 크다.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승객·승무원들은 아직 행방불명 상태이거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 “연료 버릴 새도 없었다”…전문가 “시간 촉박했을 것”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기장이 버드 스트라이크를 인지하고 연료를 버린 뒤 긴급 착륙을 시도하는 절차를 밟으려면 어느 정도 고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고 직전 여객기는 이미 활주로 접근 단계에 진입해 충분한 상승 여유가 없었을 수 있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관제탑 주의 이후 불과 1분 만에 조난신호가 나왔고, 그로부터 2~5분 정도 지나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사고 대처 시간이 극도로 부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류 충돌로 인해 엔진 부품이 손상·파편화되면, 즉각적인 엔진 화재와 기체 파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조종사가 완전 통제력을 잃기 전에 착륙 각도를 재조정하거나 Go-Around(착륙 중단 재이륙) 등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 대규모 사망자…현장 수색 계속

참사 규모가 워낙 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160명 이상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색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서 불길이 잦아들면서 소방·구급·경찰 합동으로 시신 수습이 진행 중이지만, 충돌과 화재로 인해 기체 대부분이 전소되었고 잔해가 활주로와 주변 부지에 흩어져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연말 가족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승객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사고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이 무안공항에 몰려 뜨거운 눈물을 쏟고 있다. 한 가족은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주가 모두 이 비행기에 탔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큰 충격과 슬픔을 호소했다.

■ “제주항공·공항·정부, 조류 충돌 대책 마련 시급”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는 통상적인 항공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치명적인 변수로 꼽힌다. 공항 주변 환경과 철새 이동 경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저고도 접근 단계에서 엔진이 새 떼를 빨아들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류 감지 레이더 설치나 관제탑의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번 참사를 통해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항공사가 정기적으로 엔진 이상유무를 검사해왔다고 해도,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 역량이 충분했는지 재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 결론과 과제

이번 참사의 충격적 규모와 피해자 수로 인해 항공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와 사고조사위원회는 블랙박스 자료 분석과 함께 승무원·관제사 진술을 종합해 조속히 사고 경위를 규명할 것이라 밝힌 상태다.
생존 승무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추가로 구조될 가능성이 남아있는지 여부를 놓고도 구조 당국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연말 가족 여행객들이 다수 포함된 탓에 유가족의 슬픔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다시는 이런 대형 항공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공항-항공사-정부 차원의 통합적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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